유방암으로 고통받고 있던 환자가 치료 효과와 생존율에 혁신적인 치로제로 알려진 엔허투로
1억원들여 치료하면서 기적이라고 할 만큼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엔허투 비급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있는 사연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한유총회에서는

엔허투가 조속히 급여화 되어서 절망 속에 있는 환자가 필요한 시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과 응원하는 마음으로 치료비 일부를 전달했습니다.


“생존 기간 4배 늘린 유방암 신약, 급여화 지연으로 살 수 있는 기회 잃어”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joins.com) 


유방암은 여성 암 발생률 1위다. 국내에서만 한 해 동안 2만8000여 명 이상이 새롭게 유방암으로 진단받는다. 유방암으로 치료 중인 환자도 30만여 명에 달한다. 유방암 환자 대부분은 누군가의 소중한 엄마이자 아내이고 딸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40대 유방암 발병률이 가장 높다. 이들의 암 투병으로 인한 공백이 가정·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의미다. 암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 일상의 제한, 치료로 인한 경력 단절을 감내해야 한다. 공격적인 진행 양상을 보이는 허투(HER2) 양성 유방암은 초기에 발견하더라도 3분의 1은 암이 진행돼 전이성 유방암(병기 4기)으로 진단된다. 

최근엔 유방암 환자와 가족을 중심으로 혁신적 유방암 신약의 건강보험 적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아무리 약효가 좋더라도 건강보험 급여가 지원되지 않으면 경제적 부담이 가중돼 현실적으로 투약을 지속하기 어렵다. 실제 항체약물접합(ADC) 기전으로 유방암 생존 기간을 기존 치료제 대비 4배 이상 늘리면서 주목을 받았던 유방암 신약(엔허투)은 국내 허가 이전부터 현재까지 총 6개의 국회 국민동원 청원에서 약 15만 명의 동의를 받았다.

전국 유방암 환자를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조직된 환자단체인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엔허투 재심의 결정이 나오자 성명문을 발표하고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곽점순 회장과 허투(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서 국내 치료 환경의 어려움과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들었다. 유방암 환우는 신원 공개를 원하지 않아 익명으로 진행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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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곽점순 회장

-최근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에서 유방암 신약인 엔허투의 급여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는데.

곽점순 회장(이하 곽 회장)=“현재 전국 지부를 통해 유방암 환우만 2000~3000여 명이 서명했다. 유방암 환우 사이에서 유방암 신약인 엔허투는 기존 2차 표준 치료제 대비 생존 기간을 4배 이상 늘리면서 급여 적용에 대한 갈망이 컸는데 재심의 결정이 나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아쉬움이 크다. 허투 양성 유방암은 암 진행 속도가 빠르다. 암 진단 당시에는 초기여도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반응률이 떨어져 암이 커지고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선 급여화가 늦어지면서 하루하루가 속이 타들어 간다며 속상함을 토로한다. 

사실 유방암 환우들은 필사적으로 치료를 받는다. 한국은 비교적 젊은 40대에 유방암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이제 안정적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한창 직장에서 일할 나이다. 그래서 절박한 심정으로 수술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한쪽 가슴을 떼어내고 수십 차례의 항암 치료도 버틴다. 아직 어린아이가 대학에 갈 때까지만 살자고 수없이 되뇌면서 치료를 받는다. 

그런데 건강보험 제도가 존재하는데도 한국에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주변에 너무 많다. 엔허투만 하더라도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선호하는 2차 표준치료로 권고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엔허투를 쓰는 사람은 비급여로 내 돈을 낼 수 있는 몇몇뿐이다. 한국은 치료 효과를 입증한 혁신 신약이 국내 허가를 받았어도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받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비영리 유방암 환우 단체인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에서 엔허투의 빠른 급여화 적용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이유다.”

허투 양성 유방암 환우(이하 환우)=“사실 모든 유방암 환자가 엔허투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유방암 환자 중에서도 나처럼 허투 양성 유방암에다 1차 표준 치료에 실패한 경우만 해당된다. 의료진에게 이젠 쓸 수 없는 약이 없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는 이들이다. 약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하루하루가 시급한 상황이다. 아이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데 어느 부모가 튜브값이 비싸다고 흥정하나. 물론 적정 급여 수준을 위한 논의는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가 약 사용이 시급한 이들에게 선제적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지원하고 차후 조정하는 방안을 먼저 고민하고 제안했으면 좋겠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서 이례적으로 2번이나 5만회 이상 동의를 달성하는 등 국민적 관심이 높다.

곽 회장=“엔허투는 국내 허가 이전부터 현재까지 총 6개의 국회 국민동원 청원에서 약 15만 명의 동의를 받았다. 한 청원은 공개한지 3일 만에 국회 국민동원 청원의 정족 수인 5만 명을 달성하기도 했다. 자신의 엄마·아내·딸을 생각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지지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치료 효과가 좋은 유방암 신약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유방암은 여성 중증 질환이다. 유방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리고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가 높은 국민 아젠다라는 사실을 새삼 체감했다.”
 

곽점순 회장과 허투 양성 유방암 환우는 이날 인터뷰에서 유방암 신약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우=“작년 국회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단일 약제로는 엔허투 관련 질의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 같은 해 12월에는 정부와 국민의힘에서 여성·아동 건강지원 대책 당정협의회를 개최하고 유방암 환자의 생존 기간 연장과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 1월까지 급여 적정성 평가를 완료하고 급여화를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혀 정말 감사했다. 이제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기대했다. 유방암 치료 효과를 입증한 약이 국내에 존재하고 정부·국회의 지원 의지도 있는데, 이렇게 급여 적용이 늦어지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엔허투의 국내 급여 적용이 늦어지면서 겪는 어려움은 뭔가. 

곽 회장=“최적 치료 시기를 놓치면서 내가 유방암으로 더 빨리 사망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많다. 암 진행 속도가 빠른 허투 양성 전이성 유방암은 적절하고 효과적인 표적 치료제를 조기에 투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알고 있다. 급여 적용 시점이 늦어지면 결국 암으로 인한 조기 사망으로 더 살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암 투병으로 경력이 단절되면서 생산성 손실을 경험하게 된다. 최근 허투 양성 전이성 유방암으로 인한 조기 사망으로 기대여명을 채우지 못한 환자 1명의 잠재 손실 수명은 약 36년, 이로 인해 발생한 생산성 손실 비용은 3억1800만원이라는 논문을 봤는데 인상적이었다.”

환우=“현실적으로 유방암 환우들이 걱정하는 것은 엄마의 영원한 부재 그 이후의 일이다. 아직 어린아이를 더 돌봐주고 싶은데 엄마의 암 투병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걱정한다. 그래서 하루라도 더 살아보려고 열심히 치료받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다. 

엔허투 치료 대상인 나는 모든 항암제에 반응이 없는 상태다. 폐에 이어 간까지 암세포가 전이된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엔허투 치료를 권고 받았다. 그나마 경제적 여유가 있어 약값은 본인이 모두 감당하는 비급여로 엔허투 치료를 받는다. 엔허투는 허투 양성 유방암 중에서도 1차 표준 치료에 실패한 다음에 시도하는 2차 치료법이다. 입랜스·캐싸일라 등 다른 치료제도 존재하지만 독보적인 치료 효과를 보인 것은 엔허투가 유일무이하다. 나만 하더라도 수 차례의 항암 치료에도 반응이 없던 암덩어리가 단 1번의 엔허투 치료로 줄어드는 것이 눈으로 보였다. 처음으로 이젠 정말 살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허투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 엔허투가 절박하게 필요하다. 효과적인 약이 존재하는데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유방암 혼자가 10년 동안 생존할 확률은 84.8%이지만,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퍼진 전이성 유방암의 10년 생존율은 22.2%로 급격히 떨어진다. 한국은 유방암 조기 진단과 표준 치료법 적용으로 유방암 사망률이 타 국가 대비 낮은 편이다. 하지만 모든 유방암이 그렇진 않다. 실제 엔허투의 경우 DESTINY-Breast03 임상 연구로 기존 표준 치료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을 4배 이상 연장하는 등 혁신적인 생존 지표 개선을 입증하면서 허투 양성 전이성 유방암 2차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잡았지만,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현실적으로 쓰는데 한계가 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 10개 국가 중에서 엔허투 급여가 되지 않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비급여로 치료받는 경우가 많은가.

환우=“그렇지 않다. 현실적으로 약값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엔허투는 3주마다 한 번씩 투약한다. 한 번에 대략 770만원 정도다. 치료 주기에 따라 한 달에 두 번 치료받기도 하는데 그럴 땐 약값만 1500만원을 내야 한다. 엔허투 치료를 받은지 1년가량 됐는데 지금까지 1억원이 넘게 들었다. 

일반 가정에서는 살고 싶지만 이렇게 경제적 부담이 큰 치료를 받아야 하나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비급여 상황에서 경제적 부담이 될까봐 의료진에게 엔허투로 치료하자는 말을 듣는 것이 두렵다는 환자도 있다. 엔허투 치료를 권고받고 잠적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서다. 가족들 입장에서는 집을 팔아서라도 치료하자고 말하겠지만 억대 금액을 감당하기가 어렵다. 유방암 치료 환경이 개선되길 간절히 바란다.”

-현 상황에서 국내 유방암 환자를 대신해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곽 회장=“반복된 항암 치료에서 ‘반응 없음’ 판정을 받는 이들에게 엔허투는 유일한 희망이다. 약값을 감당하지 못하면 이제 그만 살아도 된다는 소리나 다름없다. 국회 간담회 등에서 복지부도 엔허투의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했고 급여 적용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루하루가 절박한 환자의 목소리를 들어달라.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절차적으로 안된다는 소리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기금을 조성해 한시가 급한 이들을 제한적으로나마 우선 급여로 지원해주고 급여 적용 협상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정책 방안을 먼저 제시해줬으면 한다. 

엔허투 급여화 관련 기사에 늘 빠지지 않는 댓글이 ‘이럴 때 건강보험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1~2개월 미루는 시간을 엔허투 치료 대상 환자는 기다리지 못한다. 이미 하늘나라로 간 이들에게 약이 무슨 소용인가. 4기 허투 양성 전이성 유방암으로 모든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아 엔허투 치료가 필요한 이는 많지도 않다. 결국 급여로 지원해 줄 것이라면 정부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